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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갈망하는 항법사 아집

항법사의 심우주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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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법사의 심우주 망원경

항법사가 공들여 제작한 망원경. 그는 황량한 별먼지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저편에서 파멸이 떠오르는 것도 목도했다

「별하늘 관측 일지: 13045호
시간: 앰버기원 ████
관측 대상: 아카샤 은하계, 메아리의 땅 에코야
액상 금속으로 형성된 생명체가 주뇌가 통치하는 제국을 세웠다. 금속의 기억 특성 덕분에, 이 행성은 과거 사건의 입체 환영을 응결해 재생할 수 있다.
보물처럼 여겨지는 한 신성한 슬라이스는 에코야인을 깨우친 신을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저 『환락』이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씨앗일 뿐이다. 불쌍한 원시 생명체들, 그들은 자신들이 숭배하는 신이 진작에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
「별하늘 관측 일지: 14089호
시간: 앰버기원 ████
관측 대상: 오레스 은하계, 미원성
먹는 것을 아름다움으로 여기는 이 문명에서는 많이 먹을수록 더 많은 자원을 얻게 된다. 더 많은 음식을 쑤셔 넣기 위해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위 확장 수술이 유행하기까지 했다. 이제 엽기적인 먹방일수록 더욱 광적으로 따라 하고 있다……
생각 났다. 예전에 한 우인이 기아에 시달리던 오레스인들에게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혈육을 가져다주었다. 역시 절제 없는 환락은 사람을 짐승으로 타락시킬 뿐이었다……」
……
「별하늘 관측 일지: 14758호
시간: 앰버기원 ████
관측 대상: 아들리분
은하 나선팔이 연약한 유리처럼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았다. 뭇별은 한바탕 불어온 바람에 흩어지는 잔화처럼 소리 없이 사그라들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모든 오물이 지워지고, 적막한 공허함과 황금처럼 찬란한 맹렬한 불꽃만이 남아█직시할 수 없다█형언할 수 없다█
황금 피█맹렬한 불꽃█파█멸██탄█생███해답█출█현█?█」

이후로 관측 일지는 돌연 중단되었다.
바로 그날부터 렌즈에는 복구할 수 없는 균열이 남았고, 균열 너머의 눈 또한 완전히 빛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