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카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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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카트리지
펑크 로드의 오래된 인터넷 게시글. 에테르 해커들의 정기 인기투표인 듯하다. 이른바 「카트리지」는 에테르 해커가 현실을 편집할 때 사용하는 도구로, 마치 슈퍼 히어로의 변신 장치나 마법 소녀의 마술봉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카트리지 그 자체가 예술품이자 해커의 생애를 집대성한 책이기도 하며, 고수들이 현실을 편집할 때 쓴 영감과 재료가 쌓여 있는 곳이기도 하죠. 인터넷의 깊은 수역에는 이런 말이 돌곤 합니다. 「우인에겐 가면이 있고, 해커에겐 카트리지가 있다」, 이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오늘 펑크 로드의 역대 최고 카트리지 후보를 함께 살펴볼까요—— 스톤 블레이드 「스톤 블레이드는 건드리지 마. 집에 인터넷 케이블이 없거나… 아무런 선도 없는 게 아니라면 말이야」——어느 이름 없는 해커 극한의 공격형 선수이자, 오프라인 일인자. 만약 사이버 공방전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면 「스톤 블레이드」는 더 직접적인 방식을 택합니다——랜선을 타고 넘어가 상대를 직접 두들겨 패는 것이죠. 「스톤 블레이드」의 카트리지는 마치 무기고 같아서, 그 안에는 손에 착 감기는 무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불쌍한 녀석들의 네트워크 신호를 포착할 때마다, 그는 그 안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무기를 하나 투영해 냅니다. 이 무기들엔 자동 공격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어서, 카트리지의 데이터를 훔치려는 녀석들이 데이터 공간에 진입하는 순간, 즉시 FPS 서바이벌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습니다. 0호 「그 녀석이 0호라 불리는 게 내 잔액을 0으로 만들어서 그런 거야?——걸려든 부호 모든 전설적인 해커 중에서도 「0호」는 손에 꼽힐 정도로 까다로운 상대죠. 그는 정면 강공보다는 미리 짜 둔 무수한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살포하는 걸 선호하는데, 마치 독사가 독액을 주입하듯 상대를 잠식해 들어가는 이 과정은 수동 조작조차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0호」를 걸어 다니는 전염병이라고도 부르죠. 그저 쓱 훑고 지나가기만 하면 자동 프로그램이 알아서 모든 걸 처리해 버리니까요. 「0호」의 카트리지 안은 작게는 블러드 하운드부터, 크게는 자동 반격 요새까지… 사전 설정된 프로그램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는 마치 던전 마스터처럼 높은 곳에 앉아 침입자의 몸부림을 조용히 지켜보죠. 이 카트리지에서 탈출하려면 SLG를 플레이하듯 전략을 잘 짜고 신중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은 컴퍼니 소유의 어느 채굴 행성이라고 하는데, 그 후로 흔적도 없이 실종되어 생사를 알 수 없답니다. 세이지 「최고의 롤플레잉 플레이어는 분명 다중 인격이다」——차카사, 전략투자부 네트워크 보안 관리자 에테르 편집의 창조자이자 투영 전문가로, 다중 인격 장애를 앓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세이지」는 해커라기보다 소환사나 꼭두각시 인형을 조종하는 감독에 가깝습니다. 정교한 에테르 편집 기술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를 현실로 끌어들여, 일인 군단과 같은 기세로 상대의 방화벽을 와해시킵니다. 「세이지」의 카트리지 안에는 그가 창조한 모든 캐릭터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해커의 길에 처음 들어섰을 때 만든 첫 작품부터, 기예가 무르익은 후의 「4대 천왕」까지 말이죠. 이 카트리지는 다른 해커들의 것만큼 위험하진 않습니다. 캐릭터들은 자신의 컨셉에 따라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요. 그 안에 들어가면 당신도 RPG처럼 자신의 역할을 연기해야만 합니다. 은랑 「따지고 보면, 최고 레벨 계정으로 게임을 하는 게 정말 재미있을까?」——「검독수리」 늑대님의 위대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죠. 최연소 전설의 해커, 암흑 구역의 마지막 제왕, 우주를 게임으로 여기는 레디 플레이어 원…. 그녀는 펑크 로드에서 그야말로 레전드입니다. 해커이면서 본모습을 숨기기는커녕 실수한 적도 거의 없어요. 우인들은 정말 술집에 그녀를 위한 술 한 잔을 남겨둬야 합니다. 늑대님의 카트리지 이름은 「LV999」로, 해커라는 게임의 클리어 비법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 카트리지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그걸 손에 넣는 순간 누구든지 데이터 수정처럼 현실을 조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무적의 늑대님은 펑크 로드를 클리어하고, 「은하」라는 이름의 게임에 도전하러 떠났어요. 분명 그녀는 더 많은 전설을 남기겠죠. 검독수리 「네가 나누크와 누가 더 『파멸』에 가까운지 겨루려 한다면, 그가 널 한 번 쳐다보기만 해도 그의 패배야. 넌 사도가 됐으니까」——「스톤 블레이드」 늑대님에게 덤비기 전까지, 이 녀석은 그리 유명하지 않았습니다. 무명까지는 아니었지만, 해커 랭킹 20위권 밖이었거든요. 하지만 늑대님이 펑크 로드를 떠난 뒤, 「검독수리」는 자신의 ID를 「늑대 잡는 독수리」로 바꾸고 공개적으로 도전했죠. 그녀는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검독수리」의 카트리지에 들어 있는 내용은 아무도 모릅니다. PVP 플레이어로서, 어쩌면 이 녀석은 카트리지 안에 패배자들의 증표를 가득 채워뒀을지도 모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