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의 힘으로 응결된 마룡. 심연에서 떠오른 파멸의 주인 또는 「그소요토스」라고 불리는 허계(공허 세계) 마물은 지맥에 있는 기억을 침식해 실체로 응결하는 끔찍한 권능을 지녔다. 그 마물은 대지 아래에서 흐르는 수많은 고대 기억 중에, 원초의 원소 용왕의 남은 의지를 골수처럼 뽑아내 모조 형상의 바탕으로 삼았다. 하지만 과연 그게 단순한 「형상」에 불과했을까? 죽은 용은 한때 저항했던 이계의 힘에 다시 깨어났으나, 꿈처럼 짧은 소생 시간 동안 칠흑의 복음은 그를 삶의 마지막 날에 영원히 가두었고, 끝없는 분노는 모든 이성을 삼켜버렸다. 모든 걸 포기한 그에게 지금 남은 건 끝없이 불타오르는 전투의 의지뿐이다